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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에 남겨진 별자리와 절기 흔적
백강 문정사랑
2022. 3. 4. 10:19
겨울은 깊은 잠의 계절이 아니라 공부의 계절이다.
수북하게 복사해 놓은 논문들을 읽은 재미는 늘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청량제이자 즐거움이다.
우연히 찾은 천문학자와 고고학자가 공동으로 쓴
고인돌의 바위구멍의 패턴 연구를 재밌게 읽었다.
바위구멍의 패턴은 남동쪽이 가장 많았다는데 이
방향은 농사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까지는
언급이 없는 논문이었다.
이런 패턴이 고창에서도 고인돌의 장축이나 통로의
방향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성송의 한 고인돌 배치에 대한 고민이
있어 막내 승기랑 대화겸 조사하러 갔었다.
그곳에 한 신사분이 열심히 고인돌 사진 촬영을
한 뒤 철수를 준비하길래 짧은 대화를 나뉘었었다.
그분은 고창 구석구석을 다니시면서 특이한 형식의
고인돌들을 십수년째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이 분이 나에게 왜 도산리고인돌처럼 단독형 고인돌
은 장축나 통로가 동서로 된 경우가 많냐고 물었다.
난 그냥 웃으며 "그건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춘분점과 추분점입니다"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문제가 풀렸다는 듯이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가끔 이렇게 문제 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각도로
사물을 관찰하면서 관심분야에 고민하는 분들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