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의 고창(ドルメン高敞)
절기를 담은 고창 고인돌
백강 문정사랑
2022. 3. 4. 11:07
이장님! 상금마을에서 춘분과 추분 때 해가 어디에서 떠요?
저기 장성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뜨는디!
그럼 하지 때는요? 마을 뒤 고산인데,
그럼 동지 때는 요? 영광 쪽 고성산에서 뜨지?
춘분과 추분의 해는 어디로 져요?
저쪽 영광 법성포 쪽으로 지지.
하지 때는요? 저기 대산면소재지 쪽인디.
동지 때는 요? 저기 대마면 쪽의 낮은 고개여.
근데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
참나! 내가 여기 몇년 살았는데 그걸 몰라!
전 아직도 우리집에서 해가 절기별로 어디서 뜨고
지는지 모르는데 대단하세요.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게으른 나에겐 절기의 일출과
일몰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고, 관심도 없다.
절기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절이나 시간도 몇초 단위로 분절해 확인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 그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고인돌시대 선사인에게 있어 계절이나 기후, 기상의
변화은 생존의 문제였고 삶 그 자체였다.
그러나 시골의 농부들은 절기에 따른 농법들이 있어
절기마다 다른 방향에서 뜨고 지는 해는 고인돌시대
선사인들의 이해나 해석도 아닌 그냥 일상이다.
마을 주민에 있어 너무 당연히 알고 있는 절기별
일춘일몰의 방향이나 선사인들이 축조한 고인돌
방향성의 패턴은 그저 삶 자체였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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