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읍성 앞 관광안내소를 과감히 옮기자
(뉴시스 사진을 올린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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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3월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고창을 방문했을 때, 고창군의 발전을 위해 동리고택의 복원과 관련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도지사는 고창읍성 주변의 동리정사 복원과 관련하여 흔쾌한 답변과 지원을 약속했다. 고창군은 몇 년간 치밀하게 준비해 고창읍성 주변의 많은 토지를 사들여, 동리정사의 복원과 고창읍성 주변 문화체험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리정사는 옛 동리 신재효 선생의 고택 중 사랑채를 말한다. 사랑채는 현재 초가 6칸만 남아 있다. 이영일 학예사의 연구를 토대로, 고창군은 동리고택에 대한 전반적인 재현과 판소리 체험·전수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장터 및 주막거리, 풍물굿 세계화 센터를 조성하여 영화촬영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고창읍성, 판소리박물관, 오거리당산, 석정온천, 고인돌 등과 연계한 오감만족의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그것은 고창군관광안내소가 문제였다. 왜 관광안내소가 문제냐면, 관광안내소 자리가 바로 동리고택의 열네 칸 줄행랑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만 비워져 있었어도, 아니면 그곳이 전통적인 한옥으로만 되었더라도, 동리고택의 재현은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동리고택 재현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바로 열네 칸 줄행랑이고, 줄행랑이 있어야 안쪽으로 석가산이나 연당 등 다른 건물들을 배치할 수가 있다. 열네 칸 줄행랑이 고창읍성을 올라가는 입구에 쭉 늘어선 모습을 상상해보라. 동리선생의 안채는 현재 기우회 사무실로 쓰는 곳을 조금만 개보수하여 사용하면 큰 무리가 없다. 전체적인 동리고택의 재현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렇게 본 모습을 찾아가야 한다. 고창읍성 주변의 전체적인 역사와 문화를 조망하는 기초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공간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밑그림 없는 따로따로의 행정이 결국 고창의 문화와 역사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고창군 문화의전당 주변은 중리당산과 당산제, 화포청, 고창의 동부시장, 고창청년회관, 조계종 종정 송만암 생가, 고창고보생의 독립만세운동과 6·10만세운동, 사립 고창양명학교 등 고창의 역사·문화가 박동하는 현장이었다. 지금 고창 문화의전당 부근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표지석 하나 없다.
“저것만 없었어도 동리정사의 재현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당장 관광안내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철거하자. 예산이 나왔다고 해서, 그 예산을 쓰기 위해 사업을 빨리빨리 진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답이 제대로 안 나올 때는, 예산을 반납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은 순차적으로 시간을 두고, 최소한 백년 앞은 보고 예산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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