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명사십리 해안 갯벌과 사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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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명사십리를 따라 개설된 도로를 달리면서 한 마디 건넨다. “어이 이박사! 이 사구 참 아름답지 않나?” “아름답긴 한데, 이 잘 포장된 도로가 사구를 버렸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가?” “당연하지 않나? 그래도 명색이 지리학자 아닌가.” 친구가 안내하면서 달린 도로는 해안사구 위에 건설됐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당신들도 차를 타고 편하게 달리면서, 이 멋진 자연을 이렇게 쉽게 감상할 수 있는데, 뭐가 그리 못마땅하여 수백억원을 들여 건설한 이 도로를 욕하십니까?”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금의 인간 편리를 위한 시설이 고창의 걸작인 해안사구를 파괴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고창해안은 북서계절풍이 겨울철에 탁월해 큰 해안사구가 발달하였다. 해안사구는 폭풍이나 해일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해안과 내륙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사구는 물 저장과 정수 능력 또한 탁월하다. 두꺼운 모래층이 해수와 담수를 밀도 차에 따라 분리하면서 모래에 의해 정화된 깨끗한 물을 지하수로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갈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명사십리 일대 사구 곳곳에는 습지가 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명사십리의 해안사구는 점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또한 해안도로는 해안과 육지의 생태환경단절을 가져 온다. 고창의 명사십리 해안사구는 6~7km에 이르며, 남쪽 끝에는 구시포해수욕장이, 북쪽 끝에는 동호해수욕장이 있다. 아직은 개발이 덜 되어 자연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위와 같이 도로를 건설하고 사구에 음식점과 숙박업소와 같은 관광시설을 만들기 시작하면, 고창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자연관광상품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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