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의 마을 19

고창 장수 임실 군산을 걷다

한권의 사진첩같은 아주 새로운 시각의 책이다. 사실 난 그림이나 사진보다는 깨알같은 글씨가 많은 역사나 문화 등의 전문서를 좋아한다. 며칠 전 저자인 안은금주님이 한 권의 책을 보네 주셨는데 이 책의 한 장이 우리 고창이야기다. 고창사람이 아닌 타지역의 사람이 고창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사진만 봐도 이해가 가도록 했다. 역시 사진작가의 눈으로 본 고창은 내가 보지 못한 고창의 자연을 멋진 색감으로 잡아냈다. 최근의 젊은 친구들이 멋진 자연과 지역문화를 보고, 그곳의 맛집을 찾아 즐기는 트렌드에 맞춘 책이다. 예전에 고창이야기를 듣고자 방문했을 때의 짧은 만남 후 안은금주 작가는 잊지 않고 책을 보냈다. 이 책은 읽기도 쉽고 책꽃이에 장식용으로 꽂아 두어도 참 매력이 있다. 이곳에 살면서 쉽게 지나치는 미를..

고창의 마을 2022.03.09

고창 무장현의 여단을 찾다

조선시대 각 군현에는 여단이라는 제단이 있다. 돌림병이 돌아 죽거나 제사 지내줄 후손이 없는 귀신들을 한 곳에 모아 제를 드리던 곳이다. 옛 고창현의 여단은 고창경찰서 부근이고, 흥덕현의 여단은 찾지 못했다. 무장현의 여단터는 조선후기의 읍지들을 여러 장 놓고 위치를 추정해보니 무장향교의 북서쪽이다. 항공지도를 보니 여단제라는 저수지도 보이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장소가 압축되었다. 지적도를 확인하니 임야인데 여단제 근처에 네모로 한 곳만 15평 정도 분할되어 있는 곳이 있다. 지난 해는 찾다가 헤매고 그냥 돌아온지라 오늘은 꼬옥 찾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겨울은 역시 나무들이 잎을 떨구니 산 속을 돌아 다니는 것도 큰 부담이 아니어서 좋다. 대나무 숲을 지나 대충 번지가 맞는 듯한 곳을 보니, 그곳이..

고창의 마을 2022.03.09

주천자 조상묘, 그리고 고산과 고성산

고창과 영광 및 장성의 3개군의 접경지대의 영산기맥에는 이름이 헷갈리는 두 개의 산이 있죠. 고창에 사는 저두 자꾸만 헷갈려 혼란스러웠죠. 그 이름은 고산과 고성산 이라는 산입니다. 두 산 중 고창과 장성에 있는 산이 고산이고, 장성과 영광에 있는 산을 고성산이라 부르죠. 산은 대충 해발 570m와 547m정도 되는 것같아요. 고산은 높을 고자를 쓰는데 옛 무장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하여 그렇게 불렸다고 하네요. 고산에는 옛 백제의 송미지현의 피난성인으로 약 5.1km 이르는 고성산성의 성터 흔적이 있어요. 고산과 고성산 사이에는 가랫재라는 고개가 있어 고창과 영광의 수산물과 내륙의 물품이 오가던 중요한 길로 그곳엔 상금리고인돌군이 있고, 주막도 있었다네요. 고성산도 높이는 고산과 비슷하고, 옛날에 성..

고창의 마을 2022.03.08

고수 초내리 고인돌의 춘분 추분

두 고인돌은 고수면 초내리에 이는 것으로 덮개돌이 삼각형은 바둑판식고인돌이고, 복어처럼 생긴 것은 개석식고인돌로 그 모습들이 특이하다. 이 두 고인돌도 드론으로 찍어 본 것이다. 삼각형의 고인돌의 앞면 결정은 뾰족한 곳과 조금 평평한 곳으로 할 건지 고민하다가 결국 나침반을 측정해서 내 주관적으로 했다. 이 방위로 결정한 것은 바로 옆에 거대한 고인돌과 칠암 뒤와 동서의 100°와 280°의 라인으로, 태양이 춘분과 추분 때의 일출과 일몰이기 때문이다. 우측의 복어같은 고인돌은 삼각형 고인돌에서 10m 떨어진 곳에 있고, 생긴 것이 저 모양이지만 서쪽에 길이 4m, 폭이 1m 정도의 긴 고인돌과 동서로 일치하고 있어 선사인들의 의도가 읽혔다. 밤낮의 길이가 같고 태양의 황도와 적도가 만나는 춘분과 추분의..

고창의 마을 2022.03.04

고창 무장읍성의 백호 그림

며칠 전 고창군의 모팀장과 해설사 한 분이 무장읍성 객사 앞의 계단에 호랑이가 있는데 왜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동안 나도 본적이 없어서 보고 싶었다. 객사 바로 아래의 계단 서쪽 측면에 호랑이가 양각 되어 있고, 동쪽에는 용이 새겨 있었다. 자신의 지식에 따라 해석은 달라지겠지만 나의 해석은 풍수지리의 사신사로 해석되었다. 즉 하늘과 북극성을 상징화한 북쪽의 객사 내의 임금 궐패를 중심으로 한 북현무가 있고, 주작이자 안산인 무장읍치의 남산이 있다. 그리고 궐패의 계단 좌측에 청룡을, 우측에 백호를 배치한 전형적인 풍수지리 배치 양식을 따랐다. 무장읍성을 축성할 당시 조선전기는 고려의 영향을 받은 풍수지리가 매우 발달해 있어, 지방읍치들의 경관과 공간 배치도 비보풍수의 개념이 녹아 있다. 무장 객사도 ..

고창의 마을 2022.03.04

고창의 마을 제13집 나오다

고창군의 14개 읍면을 대상으로 한 13년째 작업을 진행해 드디어 13집이 드디어 나왔다. 고창과 같은 농촌에서 이런 마을사 작업의 어려운 점은 집필할 사람이 없다는 것과 그 노력에 비해 대가가 적다는 것이다. 뭣보다는 연구 조사할 인력이 없다보니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집필포기로 인한 그 짐을 내가 떠 안아고 작업을 하다보니 연말이면 진짜 정신없다. 이렇게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또 하나의 정리된 마을사가 나올 때마다 출산의 즐거움을 갖는다. 이번 13집은 몇 개의 면들이 끝나 12개 법정리만 집필했지만 큰 마을들이 많아 그 분량이 만만치 않았고, 부록으로 조선전기에 신도시로 개발된 무장읍치에 대한 내 연구 논문을 실었다.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한권한권 쌓인 마을사 책들을 보면서 나름 한 길을 우직하게 ..

고창의 마을 202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