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의 고창(ドルメン高敞)

고창 운곡리 운곡서원 앞 고인돌과 동지

백강 문정사랑 2022. 3. 2. 22:16



여름엔 안보이던 고인돌이 풀들이 잠을 자는
이 계절엔 선명하게 본 모습을 보입니다.
고인돌이 보이면 달리던 중에도 차를 멈춰
다가가 합장하여 인사하고 조사를 합니다.

예전에 봤던 고인돌로 습지에 있어 들어가기가
곤란했는데 겨울철이고 주변을 정리하니 접근했죠.
멀리서 봐도 잘생기고 규모도 상당하고, 범상치
않게 생긴 제단으로 추정되는 고인돌입니다.

이곳에 댐이 건설되기 전엔 많은 마을들이 있었고,
선사시대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던 곳이죠.
댐의 축조로 완전히 습지로 변하고 생태관광지로
변모해버린 운곡람사르습지 내입니다.

이 고인돌은 장축이 120°로 동짓날 해돋이 지점을
향해 설치되었고, 예전엔 마을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선산김씨들의 서원인 운곡서원이
아무도 살지 않은 운곡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마을 중심에 동짓날 음의 기운이 조금씩 사라지고
양의 기운이 기를 펴는 절기가 동짓날입니다.
이 절기를 사람들은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생활의
중심으로 삼아 일년 계획을 했을 것입니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 사이의 고개가 120°에 있고,
그 고개로 동짓날 솟아오르는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선사인들은 고인돌 하나를 세우더라도 해돋이나
해넘이 지점이 봉우리나 고개가 될 수 있게 해죠.

지금까지 수백기의 고인돌들을 조사하다보니,
선사인들의 일년 주기가 동지에서 춘분을 지나
하지에서 돌아 추분을 지나 동지로 돌아오는 순환의
과정을 일년의 주기로 삼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모든 절기의 과정이 고인돌의 장축이나 통로의
방향의 패턴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도 이제는 점점 선사인이 되가고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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