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이야기 (我が家の話)

아버지!

백강 문정사랑 2009. 10. 11. 22:38

아버지!

지난 겨울 감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둘째형의 다급한 목소리가 밤 12시을 지나 연락이 왔고, 저는 그냥 멍하니 듣기만 해야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급히 깨우고 짐을 간단하게 챙기고 새벽에야 장례식장 갈 수 있었습니다.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그분에 대한 눈물보다는 이제는 편안하게 세상을 돌아보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중학교 다니실 때 넘어져 골반부분이 부러져, 당시 재대로 수술이나 치료도 받지 못하시고 그냥 누워있다가 뼈가 잘못 맞혀져 그대로 평생을 사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50이 되셨을 때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병원신세를 져야했습니다.

70을 넘기셔서는 약주 한잔 하시고 오시다 넘어져 목에 금이가셔서 몸을 재대로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거의 집과 마을 앞가지만을 왔다갔다하시다 돌아 가신것이지요.

 

저는 송사를 하면서 아버지께 이제는 편안하게 가시고 싶었던 곳 마음대로 훨훨 가시라고 말씀드렸지요.

아버지를 입관하던 날 누나들은 오열을 하고 있었지만 저는 웬지 모르게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늘 뭔가에 의존하여 사셔야 했던 아버지가 관에 누우셔서 계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신 아버지셨습니다.

저는 가만히 아버지의 얼굴에 키스를 하고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그렇게 보내드렸습니다.

 

시간이 이제 조금 흘렀습니다. 

아버지의 묘소를 지날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복받쳐옵니다.

아버지에 대한 투덜거림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아버지는 목욕은 물론이고 손톱이나 발톱까지도 하나 재대로 혼자서 할 수 없으시는 분이셨습니다.

목욕을 하고 싶어도 자식놈들이 짜증을 낼까봐 말씀도 안하십니다.

제가 서울에서 내려오면 너무 기뻐하시며 저에게 손발톱을 깍아달라고 말슴을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길어진 손발톱과 발바닥의 하얀 것들을 벗겨드리고, 목욕탕에서 목욕을 시켜 드리는 것이 제가 한 아버지에 대한 효도였습니다. 

 

살아계셨을 때 더 잘해드릴 걸.....

어머니를 뵙고 가는 길에 "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 하면 아이들도 모두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큰소리로 말합니다.

아버지가 그리울 때 그냥 마음만 저의 빈자리를 울립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아무리 불러도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십니다.

 

그렇게도 성질 사나운 넷째형도 가끔 보고싶어 혼자 속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릴 걸.....

함께 살면서 매일 아버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자리를 떳던 형이기에 더 그런가 봅니다.

아버지가 안계신 올 추석 정말로 싸늘하고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아버지 빈자리가 큰지 몰랐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