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의 고창(ドルメン高敞) 207

무장 교흥리 고인돌군과 고인돌이 가지는 관계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의 생각이 담긴 것이 고인돌이고, 고인돌의 배치는 그들의 표현이다. 무장 교흥리에 두 개의 고인돌군이 400~500m쯤 떨어져 있고, 한 곳은 산 중턱에 다른 한 곳은 위의 고인돌의 산줄기가 내려온 구릉에 있다. 어떤 이는 고명하신 학자의 이야기만 듣고 무덤라고 다른 어떤 의심도 없이 믿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무장 교흥리의 두 고인돌군이 보여주는 것은 선사인들이 삶과 죽음의 공간을 분리하여 고인돌 각각의 기능과 활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산 중턱의 20여기의 고인돌은 분명 무덤이 맞고, 그 아래 밭의 4기 고인돌은 제단이다. 밭의 정상에 있는 고인돌들은 제단의 패턴이 보이는 방향성으로 절기나 별자리 관찰의 배치다. 앞으로 자세히 ..

널브러진 고인돌들에 숨어 있는 비밀

고창 심원 주산마을 배후의 구릉엔 10여기 고인돌이 어떤 특징없이 놓여진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고인돌군에 가면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그렇다고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고 하니 하나하나씩 찬찬히 따져보면 뭔가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다. 우선 하나씩 보면 장축이 별자리 관측의 160°와 210° 방향 고인돌, 그리고 측정된 동서축과 남북축의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의 덮개돌이 지 멋대로 생긴 녀석들이 많아 방향 결정이 쉽지 않은 것들이 많아 이제 그만. 지금부턴 고인돌과 고인돌을 연결한 방위 해석이다. 4기의 고인돌이 춘분과 추분의 해돋이와 해넘이 방향으로 일렬로 배치된 것이 보인다. 5기의 고인돌이 하짓날 해돋이와 동짓날 해넘이로 맞춰 배열한 것이 보란 듯이 있군. 두세개씩 놓여 있는 것 중엔 동짓날 해돋..

선사인들의 삶과 절기

고대인들의 때는 어떤 의미일까? 바쁘게 분초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 때는? 인간의 삶이 100년이라는 것을 생각 해본다면,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시간을 그렇게 쪼개고 또 쪼개는 시간의 속박과 마음의 억느름으로 살까? 청동기시대의 시간은 크게 동지, 춘분, 하지, 추분, 그리고 다시 동지가 하나의 주기였다. 난방도 잘 안되었을 기나긴 겨울의 시간과 추분이 지나 찿아올 그 추위와 배고픔의 시간들. 그렇기에 선사인들의 동짓날은 다시금 삶의 희망을 가지고 일어설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춘분이 되면 서서히 대지에 싹이 꿈틀거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한다. 하지가 되면 논에 뿌려진 발아된 볍씨가 활착이 잘되도록 하늘에 온 맘으로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농사는 하짓날 강우에 따라 한 해를 결정짓기..

심원 주산마을 고인돌과 동지, 북극성

심원 주산마을 입구에 두기의 고인돌이 있다. 마을 입구 포장도로 옆에 동백나무가 있고, 마을에서는 이 고인돌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꽃도 심고 하는 것을 보면, 지금도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듯하다. 이 고인돌의 장축은 남동쪽인 마을 배후인 165°를 향도록 설치해 놓았고, 그 반대는 북서쪽인 345°를 향하고 있다. 165°도 160°를 중심으로 보이는 고인돌 배치의 한 패턴으로 초저녁 산봉우리나 계곡으로 떠오르는 별이나 일출직전 새벽에 금성을 관찰하는 방위다. 그래서 금성을 계명성, 샛별 등으로 불린다. 조금 더 가면 승강장에도 한 기가 놓여 있는데 이 고인돌의 장축은 북쪽과 남쪽을 향한다. 사실 진북과 자북은 고창에서 약 7.5°차이가 있지만 선사시대는 세차운동으로 지금의 진북과는 다르다..

심원 하전 고인돌과 절기, 천체현상

국도 22호선 심원 하전리 인근 도로를 경계로 고인돌이 나눠져 위에 2기, 아래에 3기가 있다. 우선 도로 아래의 아래 고인돌는 진북방향으로 두기가 나란히 배치해 북쪽을 바라본다. 바로 위 고인돌은 220°로 향하고 있고, 아래 고인돌에서 바로 위 고인돌의 방위각도 220°다. 진북은 북극성을 바라보도록 배치했고, 220°는 자정 자오선을 따라 별자리 관측의 최적합 방위다. 즉 이곳은 별자리 관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배치로 이곳 고인돌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이해된다. 도로 위에 2기의 고인돌이 놓여 있다. 그곳에서도 위에 있는 고인돌은 아래 고인돌과 직선의 진북으로 일치하고 있다. 아래 고인돌의 장축은 60°~240°를 향하고 있다. 물론 60°방향으로 도로 아래쪽의 위 고인돌과 일직선으로 60°라인에 ..

심원 용기고인돌과 절기

심원 용기마을 당산 옆에 3기의 고인돌이 있고, 그 모습으로 방향을 결정하기가 쉽진 않다. 1기는 90°~270°이고, 다른 1기는 60°~240°로 배치된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1기는 동서축인 것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모형이라 난감하고, 그렇다고 특정 방위도 아니다. 근데 선사인들의 고인돌 배치엔 반드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을 남긴다. 세개의 고인돌은 서로 연결해 보면, 여타 고인돌에서 보이는 패턴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1번과 2번을 연결하면 120°로 동짓날 일출지점. 2번과 3번을 연결하면 220°로 자정 전후 별자리 관측, 3번과 1번을 연결하면 160°로 초저녁 지표에 떠오르는 별자리 관측의 패턴이다. 물론 220°는 일몰 직후 금성관측, 160°는 일출 직전 금성을 관측할..

고수 상평고인돌과 하지

저 멀리 교각 밑의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고인돌. 고인돌의 덮개돌은 동북과 남서로 발달한 긴 계곡을 따라 길게도 설치했다. 앞은 뾰족하고 뭔가 닮은 듯한 얼굴이다. 고인돌에도 얼굴이 있다면 웃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뭔가는 앞과 뒤를 염두해 두고 일을 한다. 고인돌을 만들던 선사인들도 같은 생각일게다. 장축의 길이가 5m가 넘는 고수 상평의 고인돌이다. 예전에 고인돌 방향성에 대해 전혀 이해 못할 때, 안타깝게 여기고 발걸음을 돌렸던 고인돌이다. 이젠 그 패턴이 보이니 자신있게 다시 조사했다. 정확하게 장축의 뾰족한 부분이 60°를 바라본다. 멀리 문수산의 고개를 바라보는 방위각이다. 하짓날 저 고개로 태양이 일출하면 사람들은 간절히 비가 오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산간에 있는 고인돌들 중 하짓날 일출을 ..

고수저수지 상평리 고인돌과 천체

고수저수지 아래 상평리고인돌들이 이곳저곳에 놓여 있어 언젠가는 해석해 보고 싶었다. 처음 패턴을 찾기 전에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던 고인돌들 배치가 규칙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저수지 아래에 4기의 고인돌들 중 2기의 장축은 160° 전후이고, 다른 2기는 약 60°와 70°로 배치한 것으로 수천년이 지나니 조금 틀어졌다. 160°는 초저녁 별자리 관측지점이고, 60°~70°는 하짓날 태양의 일출지점이다. 근데 왜 선사인들은 이곳에 비슷한 방위각을 가진 고인돌을 두개씩이나 놓았는지 모르겠다. 약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장축을 진북으로 설치한 고인돌 두 기가 놓여 있다. 고대인들이 이미 별들 중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는 밤하늘의 중심인 북극성의 존재를 알았다는 의미다. 그렇..

선사인들을 위한 변명, 그들은 결코 미개인이 아니다.

며칠 전 부안독립신문에 투고한 기사가 나왔네요. 부안 개암사와 주류성이 있는 부안로변 감교리에 10여 기의 고인돌이 있지만 모두의 관심밖입니다. 분명 저 고인돌들도 3000년 전에는 화려하고 격하게 사랑과 관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근데 지금은 저것이 고인돌인지 쓸데없이 논밭이나 묘지 등을 차지하는 돌댕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아직 고인돌들을 발굴하지 안했기 때문에 무덤이 있는 묘인지 천제단인지는 정확하게 모릅니다. 다만 묘건 천제단이건 태양과 별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고, 이를 고인돌배치로 표현했다는 사실이죠. 전북의 서남부권은 바다와 면해 있어 일찍이 고인돌을 만들던 집단의 이주나 문화를 쉽게 받아 들여 찬란한 선사문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고인돌을 창조했던 사람들은 뛰어난 자연과학적 사실과 지식을 가진..

고창 성송 판정마을 고인돌 단상

성송 판정마을 배후 구릉에는 세 기의 고인돌이 있다. 이곳도 몇 번 왔는데 해석이 잘 안되는 것이 있었다. 눈이 수북하게 내린 오후 빙판길을 따라 달렸다. 세 기 중 하나는 고인돌이 춘분과 추분의 일출지점이다. 가운데의 멋진 녀석은 165° 정도로 멀리 장성으로 넘어가는 암치고개를 바라보는 것같다. 이 방위각은 초저녁 계절별로 지상으로 막 떠오르는 별자리른 관측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가장 얇고 기존의 방향 패턴에 안보이는 녀석이다. 고인돌 장축의 방향이 205°정도로 패턴인 215~220°와 10~15°차이가 나니 어찌 해석할지 고민이다. 215° 전후 방향은 자신이 위치한 곳의 자오선을 따라 밤 12시 전후로 남서향의 별들을 관찰되는 곳이고, 특히 하지 이후 뚜렷한 별들의 향연이 벌어진다. 고인돌..